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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험한 맥도날드 수술에 대해서(feat. 자궁경관 무력증, 동탄제일병원)

by 엄마티라노 2022. 1. 13.

임신중일때 한번쯤? 아니 그 이상으로 자궁 경부 길이를 체크할 일이 생기게 되는데요.
그때 자궁 경부 길이가 주수에 비해 짧게 체크가 되어지면 조심히 생활하고 많이 누워 있으라는 의사의 말을 듣게 되는데 이번 포스팅은 저 역시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 맥도날드 수술을 했던 경험을 써보고자 합니다.


위 초록색 실은 제가 더블맥 수술을 하고 실을 푼 날 병원에서 받아 온 실이에요. 소독까지 다 해서 주시기 때문에 깨끗하답니다.
맥도날드? 더블맥? 햄버거 가게 이름이라고만 알고있는 단어가 왠 수술?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맥도날드 수술이란 여성의 생식기인 질에서 자궁으로 들어가는 입구? 라고 해야하나 그 부위를 자궁경부라 하는데 어떠한 이유로 자궁경부가 벌어지거나 짧아지거나 해서 임신유지가 어려울때 자궁경부를 묶어주어 양막과 태아가 노출되지 않도록 묶어 주는 수술을 맥도날드 수술이라고 해요.
더블맥은 이 맥도날드 수술을 두번 묶어 주는것을 의미하는데 두번 묶는다는 의미는 위쪽 한번 묶고 아래쪽 또 한번 묶는다는 뜻입니다. 두번 묶는거다보니 한번만 묶는 맥도날드 수술보다 더 안정적이게 임신을 유지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첫째 임신 1년전 자궁상피내암으로 인해 원추절제술을 한번 한적이 있어요.
자궁경부를 원뿔모양으로 잘라내는 수술이라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져 추후 임신시 묶어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었지만 무사히 첫째를 낳았기 때문에 둘째 역시 별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허나 둘째 12주때부터 밑이 빠지는 통증이 심했고, 경부길이는 3센치로 주수에 비해 짧은 편이긴 했으나 조심히 생활하면 괜찮을 거라는 의사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생활을 했었습죠.
그뒤로 밑빠짐 통증은 심해졌고 자궁경부 길이는 점점 짧아졌는데 엄마의 본능인지... 40주까지 몸이 버티지 못할 거라는 확신이 들어 수술할 수 있는 병원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때가 이미 26주가 넘어가고 있었기에 보통의 산부인과나 대학병원에서조차 맥도날드 수술 시기를 넘겨 수술을 못한다고 해서 그렇게 알아본 병원이 동탄 제일병원이었습니다. 28주까지는 수술이 가능하다기에 부랴부랴 예약을 했고 워낙 저와 같은 산모가 많아 28주 2일에야 예약이 가능했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진료를 보고 만삭때까지 조심히 생활하면 될거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진료를 본것도 있어요.
제가 진료를 본 선생님이 이쪽분야에 거의 1인자라 명의에게 다시 한번 체크받고 싶은 맘이랄까.
하지만 진료를 보고 난 후 진단은 경부길이 1.8센치, 강도 38% 자궁경관무력증이 맞고 더블맥 수술을 하던지 아니면 출산때까지 입원해서 지켜봐야한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이미28주가 넘어가고 있었기에 저는 시간이 없었고 바로 다음날 수술 일정을 잡고 그날 입원을 했습니다.
이것도 수술이기에 혹여 수술 중 아기가 잘못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해야했기에 정말 눈물나도록 고민을 했었죠.

수술 일정은
1. 입원 첫날
채혈, 소변검사, 심전도검사후 수액을 연결하고 밤 12시부터 금식.

2. 수술당일
계속 금식, 항생제 테스트, 머리 양쪽으로 묶고, 수술실 가기전에 압박스타킹 신기.
원래는 2시에 수술 예정이었는데 오전으로 당겨졌다며 10시 좀 넘어서 수술실에 갔다가 거의 12시에 수술시작.
수술전 척추마취 너무 싫었음.
따끔한 정도의 마취 주사. 다리가 저리는 느낌이 너무너무 불편했었고 마취가 되고나서 제모.
20분정도의 수술을 끝내고 회복실에서 1시간 정신 차리다가 1인실로 올라옴.
회복실에서부터 배가 아프기 시작함.
연결된 무통 주사버튼을 계속 눌렀음.
소변줄이 연결되어 있고 밤 12시까지 금식에다 고개도 들지 말라고 해서 움직일 수가 없음.
물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이때가 가장 힘들었음.

3. 수술 다음날
12시 되자마자 물 500미리 빨대로 마심.
배가 아파서 잠도 설침.
고개들어 배를 보니 양수 천자 한곳에 밴드가 붙여져 있음.
소변줄을 제거하고 다인실로 이동.
신랑은 첫째를 봐야하기에 병원에 올 수 없어 굳이 1인실에 있을 이유가 없기에 다인실로 고고.

다행히 수술 다음날 부터 배는 덜 아프기 시작했고 화장실갔을때도 통증은 없었습니다.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피검사를 매일 아침에 하는데 저는 염증수치가 점점 올라 수술 후 3일째 염증수치 8 이 넘어서 계속 입원하여 지켜보기로 했어요. 염증수치가 떨어져야 퇴원을 할 수 있는데 점점 오르고 있으니..
다행히 8까지 오른 염증수치는 떨어지기 시작했고 보통 4박 5일 정도 입원한다고 하는데 7박 8일을 입원하고서야 퇴원했습니다.
입원 중에 수술 초기에는 노란냉, 빨간 실핏줄이 보이긴 했었지만 아무 이상없고 수술 잘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퇴원을 해서 너무 다행이었어요.
퇴원시 경부길이는 3.1센치, 강도는 70%정도 됐던걸로 기억이 나네요.

이미 수술할 수 있는 주수를 꽉 채워 수술했기 때문에 집에가서도 꼭 누워있으라는 당부의 말을 듣고 집으로 왔습니다.
병원비는 160만원정도 나왔구요. 1인실 1박 다인실 6박 그외 빈혈수치가 낮아 철분제를 맞고 조산의 위험 때문에 폐성숙주사를 따로 맞아 그 금액이 합쳐진 금액이에요.

수술후 2주뒤 체크겸 진료를 보고 다행히 경부길이는 잘 유지되고 있었고 35주 3일에 드디어 실을 풀었어요.
실 풀을때 좀 뻐근한 감이 있지만 참을 만했고 딸기모양의 탐폰을 질 안에 넣어주고 1시간 뒤에 빼라고 설명해줍니다.
저는 집이 편도 2시간거리라 2시간 정도뒤에 뺐는데 생각보다 빼는게 쉽지않았어요.
실을 돌려 움켜 쥐고 양 옆으로 흔들면서 좀 쎄게 잡아당겼더니 그제야 탐폰이 빠졌답니다.
이렇게 맥도날드 수술을 하고 실을 제거하기 까지 긴 여정이 끝났고 이로부터 3주가 더 지나 저는 예쁜 공주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 공주님이 150일이 되었어요.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는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수술을 할지 말지 갈팡질팡하는 분들도 있을 거에요.
저도 진료를 보고 난 후 수술에 대한 갈등때문에 병원에서 펑펑 운 기억이 있습니다.
불안감에 하루 하루 날짜를 보내는것 보단 내가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수술이었기에 저는 수술을 했던 거였어요.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계시겠지만 그 끝엔 아이라는 아주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되뇌이고 모두들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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